안녕하세요.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20일 열린 B조 후보자 토론회에서 다소 우려스러운 장면이 연출되어 이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가리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이 과거의 민감한 사안인 12.3 비상계엄과 관련된 논쟁에 매몰되며 날 선 공방을 벌이는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본 토론회에서 드러난 후보들 각자의 입장과 그 속에 내포된 의미, 그리고 이것이 향후 경선 및 당의 미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차분하게 살펴보겠습니다.
1. 토론회의 주요 쟁점: 12.3 비상계엄과 후보들의 입장
이번 토론회의 핵심 쟁점은 단연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중 발생했던 12.3 비상계엄 사태였습니다. 각 후보들은 이 사안에 대해 극명하게 엇갈리는 시각을 드러냈는데, 이는 단순한 과거사 평가를 넘어 각 후보의 정치적 스탠스와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가늠케 하는 척도가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한동훈 후보는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 하더라도 비상계엄은 불법이라고 봤고 그래서 앞장서서 막았다고 단언하며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를 경미한 과오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는 계엄 옹호라고 규정하며, 계엄 자체가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계엄이 잘못된 것이고 결국 계엄을 한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보거나 이 둘 중의 하나라고 이분법적인 접근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자신만이 비상계엄의 부당함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에 맞섰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해당 사태를 실질적으로 피해가 없었다. 2시간의 해프닝이었다고 평가하며 사태의 경미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어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하야하라는, 이제는 더 이상 통치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덧붙여, 단순히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사안의 무게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내비쳤습니다. 사태의 본질보다는 그 결과적 영향이 미미했음을 강조하며, 동시에 대통령에게 정치적 조언을 건넸던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 나경원, 이철우 후보의 맹공: '내란 몰이' 프레임 공방
토론회는 한동훈 후보의 비상계엄 관련 발언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거센 반발로 이어지며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특히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한 후보가 내란 몰이 탄핵을 선동한 것 때문에 결국 이 지경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당 대표 시절 대통령이 내란을 자백했다면서 사실 내란 몰이 탄핵을 선동하는데 가장 앞장서서 굉장히 안타깝다고 지적하며,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한 후보의 강경한 입장이 오히려 당내 분란을 키우고 윤 전 대통령 탄핵 논의에 불을 지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비상계엄 사안 자체의 적법성 논쟁을 넘어,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프레임화했던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이며, 한 후보의 과거 행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입니다.
이철우 후보 또한 나경원 후보의 비판에 가세하며 한 후보가 지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지금 우리 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그는대통령이 무슨 내란이냐고 반문하며, 한 후보가 비상계엄 사태를 '내란' 프레임으로 몰아간 것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습니다. 이 후보의 발언은 한동훈 후보의 대선 후보 자격 자체를 문제 삼을 정도로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한 후보의 과거 발언과 행보에 대해 깊은 불신과 비판 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과거 논쟁에 매몰된 토론, 무엇을 보여주나?
이번 토론회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이 미래 비전과 정책 경쟁보다는 과거의 아픈 상처를 다시 들춰내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자아냅니다. 비상계엄 사태는 분명 중대한 역사적 사건이지만, 이를 두고 후보들이 서로를 불법 옹호자, 내란 선동자 등으로 몰아세우는 모습은 대선 후보로서의 품격과 리더십을 의심케 합니다.
특히, 한동훈 후보가 자신의 과거 역할을 강조하며 다른 후보들의 입장을 재단하려는 시도는 자칫 독선적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홍준표 후보가 사태의 경미성을 주장하면서도 동시에 하야 조언을 언급한 것은 일관성 면에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그리고 나경원, 이철우 후보가 한동훈 후보를 향해 내란 몰이 선동 프레임을 강하게 씌우며 후보 자격론까지 거론한 것은 감정적인 대응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습니다.
미래를 향한 비전과 정책 경쟁이 중심이 되어야 할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과거사에 발목 잡혀 소모적인 논쟁을 반복하는 것은 결국 국민들에게 피로감만 안겨줄 뿐입니다. 또한, 이러한 내부 총질은 당의 단합을 저해하고 보수 정당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더욱 흔들 수 있습니다.
대선 후보들은 과거의 교훈을 잊지 않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고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진솔하고 구체적인 논의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국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성숙한 토론 문화를 기대하며, 앞으로 남은 경선 과정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불식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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